** 선택된 자유와 만족 **

2015.03.08 08:31

김승훈(41) 조회 수:3948



선택된 자유와 만족

  
<김명욱 칼럼>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아마도 욕심이 끝나는 시간을 말하라면 죽는 그 순간, 숨이 마지막 넘어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이토록 욕심이 사람을 지배하도록 창조되었을까. 토기가 토기장이를 나무랄 수 없듯이 사람이 사람을 만든 조물주에게 이러쿵저러쿵 할 수가 없는 게 피조물, 사람의 입장 아닐까.

이렇듯 사람에게는 욕심이 끊이지 않기에 만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여간한 노력과 훈련이 되지 않고는 늘 만족하며 살아가기란 정말 힘들다. 세상의 어떠한 열악한 상황 하에서도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사람 아닌 신선(神仙))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러나 만족할 줄 알고 살아가기를 노력은 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80)대통령이 지난 2월28일 정년퇴임 했다. 물러났지만 그의 지지율은 지금도 65%에 달한다. 그는 2013년 유엔총회에서 “현대사회는 가치에 반해서 움직이고 수단에 관계없이 단지 부자일 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또 그는 2012년 브라질 리우 정상회담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소비사회에 통제당하고 있다. 우리는 발전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고 행복을 위해 지구에 온 것이다.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니고 욕심이 끝이 없으며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그는 대통령시절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에게 내어주고 대신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근교의 아내 소유 농장에서 거주했다. 집을 지키는 사람은 두 명의 경찰과 다리 하나 잃은 개 한 마리가 전부였고 그의 재산이란 농기구와 트랙터, 오래된 폭스바겐 한 대 뿐이었다. 이러니 세상에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었음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그는 세상을 향해 용기 있게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부르지만, 나는 전혀 가난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가진 재산이 많지 않으면 재산을 지키려고 노예처럼 일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에게 쓸 시간이 많다. 또 내가 정신 나간 노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의 자유로운 선택가운에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 아무리 대궐 같은 집에 살아도 만족이 없으면 그는 가난한 사람이다. 하지만 초가산간에 살아도 만족이 있으면 그는 부자이다. 가난한 자와 부자의 가치기준은 자신의 만족도에 달려있다. 쓸데없이 남의 눈치를 왜 봐야 하나. 누가 무어라든 자신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부자로 살아가는 길이다. 

노자의 <도덕경> 44장 입계(立戒)·지지(知止)에 보면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다’(知足不辱)와 33장 진기(盡己)·변덕(變德)엔 ‘만족하면 부자’(知足者富)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노자가 도덕경을 쓴 건 지금으로부터 2500여년전이다. 그러나 그 때의 사람마음이나 지금의 사람마음이나 같다. 만족함이 곧 부자다. 

또 신약성서 야고보서 1장15절에 보면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란 구절이 있다. 예수의 형제인 야고보가 지금부터 약 2000년전(서기85년~90년)에 쓴 서신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욕심이 죄가 되어 사람을 망치는 일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세월은 가도 사람 속 욕심은 그대로다.

욕심이 마음에 들어서면 만족은 물러가고 만족이 들어서면 욕심이 물러간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의 가난은 가난이 아니라 선택된 자유와 만족이다. 노자의 지족불욕(知足不辱)과 지족자부(知足者富). 야고보의 욕심은 죄, 죄는 사망. 현대인들에게 주는 지혜의 말씀들이다. 욕심 줄이고 만족하며 살아봄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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