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멘토 선생님(실화) **

2015.03.23 07:53

김승훈(41) 조회 수:2855


한 선생이 한 학생의 삶을 바꾼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 선생은 스승이 되었고, 그 학생은 제자가 되었다.
원글의 느낌을 간직하려고 거친 말을 그대로 두었다.

부모는 왕따 당하지 않도록 자녀를 교육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왕따하지 않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현재 난 대학생이야.
친한 친구에게도, 또 애인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난 키가 존나 작았어, 씨발 중3 신체검사 때 148이었다.
그리고 약간 뚱뚱했어, 148에 65kg 정도?
중학교 때는 날 괴롭히는 애들 몇몇 있었긴 한데 강도가 심하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고등학교 올라와서부터 흔히 반에 한두 명씩은 있잖아?
존나 약해보이는 새끼들 건드려서 빵셔틀 시키는거.
예상했던대로 고1 올라가니까 좀 쌘 척하는 애들이 나한테 시비를 걸어오더라.
참고로 난 싸워서 져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씨발 한번도 싸운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애들 때리는거 다 맞고 반항도 못하고 존나 찌질하게 보이다가 결국 빵셔틀이 됐지...

인터넷에 가끔 떠도는 만화들 보면
일진이 찐따한테 돈 가져오라고 시키고 빵 심부름하는 거 많이 나와 있지?
존나 그런 만화를 볼 때는 내 가슴 한켠이 아련해진다.
돈은 거의 매일 뺏기다시피 하고, (내가 돈을 갖다 바치면 판치기 함. 씨발새끼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씨발 심심하면 애들 불러다가 존나 패고 존나 죽고 싶었어.
그리고 첫날부터 이미지가 왕따로 굳어져버리니까 친구도 안생기더라. ㅋ

우리 학교가 남녀공학인데다가 난 남녀 합반이었는데
여자 애들 앞에서 존나 쳐맞는게 개쪽팔렸어.
그렇게 하루 끝나고 집에왔을 떄 엄마가 학교 재밌니?라고 물어보면
응! 정말 재밌고 친구도 많아!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밤에 혼자 조용히 운다.

우리 아버지가 허리를 다쳐서 집에만 계시거든
그래서 엄마가 돈도 벌어오고 집안 일도 해, 그래 한마디로 존나 가난해.
근데 우리 엄마는 친구들이랑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하루에 이천원씩 준단 말이야.
정작 지 아들은 그 돈 남의 아들한테 갖다 바치는데...

하여튼 키도 작고 돼지에다가 공부도 존나 못하는
왕따 새끼는 하루 하루가 지옥이었다.
하루는 도저히 못살겠어서 담임한테 말했다.
우리 고1 담임이 남자였는데 그 사람한테 말하면
왠지 나 괴롭히는 애들이 그만둘까, 아니다 그만두는 것도 안바래
조금이나마 이 괴롭힘이 덜해질까라는 생각이 들어 개인상담 요청하고 전부 털어놓았다.

안 울라고 했는데 상담하면서 눈물이 존나 쏟아지더라 존나 펑펑 울었다.
그때 담임이 알겠다면서 자기만 믿으라면서 나를 다독여줬다.
근데 씨발 ㅋㅋㅋㅋㅋ 담임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
교무실로 나 괴롭힌 애들을 불러다가 나랑 화해시키더라. ㅋㅋㅋㅋ

니들 그 기분 아냐?
유일하게 믿었던 사람이 한 순간에 기대를 저버리는 기분.
난 부모님한테도 친구한테도 (물론 없지만) 털어놓지 않는 말을 담임한테 했는데
담임 머가리가 빠가인지는 몰겠고 그 새끼들이 화해시킨다고 해서 가만히 있겠냐?
물론 그 날 불려가서 존나 맞았지, 안경도 깨지고.
집에 와서 엄마한테 축구하다가 부러졌다고 했다.

내 몸 다치는 건 둘째치고 엄마한테 너무 미안한거야.
우리 엄마는 자기 아들 학교생활 잘하고 있는줄 알고 있는데 사실을 알면 얼마나 속상해 하실까.
그 생각 드는데 부모한테는 절대 못 말하겠더라, 차라리 죽고 말지.

어쨌든 하루 하루 살았어, 아니 버텼어.
근데 날이 갈수록 그 씹새끼들의 날 괴롭히는 스킬은 발전하는거야.
점점 도를 지나쳐 침을 뱉고 햝으라고 하질 않나,
변기 물 마시라고 하질않나... (난 시키는대로 다 함 ^오^)

생각해보니 이 생활이 죽기보다 더 하겠더라고.
그래서 자살할까 생각도 해봤지.
근데 시발 ㅋㅋㅋ, 자살할 용기도 안나더라.
용기고 나발이고 나 자살하고 우리 엄마 불쌍하잖아.
하나밖에 없는 아들 죽었는데 그 생각도 막 나고 해서 그냥 존나 버텼다.

그렇게 좆같은 1년이 지나고 고2가 되었다.
왕따 당해 본 게이들은 알거야.
반 바껴서 나 괴롭혔던 애들 다른 반 되면 나 괴롭힐라고 우리 반까지 찾아온다. ㅋㅋㅋ
그리고 우리 반인 지 친구가 새롭게 나를 또 괴롭히게 되지.

씨발 고2 때도 담임한테 말한 적이 있어. ㅋㅋ
씨발 될대로 되라 식으로 말했는데 고2 담임 새끼는 나를 혼내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 선생이었는데 계속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찾아와서 귀찮게 한다고.
쌤, 근데 귀찮게 하는건 죄송한데 정도가 너무 심해서 그래요...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실제로 이렇게 말함.)

그래서 고1 때와같이 고2 때도 더 좆같은 학교생활을 하게됐어. ㅋㅋ
근데 존나 신기한 건 우리 엄마는 고등학교 때 내가 왕따 당한 줄 몰라. ㅋㅋ
존나 쳐맞고 다니면서 엄마한테는 안 말한 내가 신기하노. 아직도 모르심, 엄마는.

고2 때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건
점심시간 때 내가 그 새끼들 급식을 다 받아서 걔네 자리에 갖다주거든?
근데 그 중 한 새끼가 호박을 싫어하는 새끼가 있었어.
그 날 급식이 카레였는데 카레에 호박이 쫑쫑 썰어서 들어간거야. (요즘 급식에도 그렇게 나오나?)
카레 보자마자 나 한대 존나 쌔게 때리면서 아, 호박이잖아 씨발놈아!! 하고
손으로 호박 전부 교실 바닥에 걸러서 뿌리고 몇 개는 즈려 밟았다.
그리고 나서 나한테 먹으라더라. ㅋㅋㅋ

내가 제발, 못먹겠어 이건!이라고 하니까 패더라?
내가 쳐맞으면서 펑펑 울면서 아 제발 한번만 봐주라, 이건 정말 못먹겠어...
그때 씨발 좆같이 때리더라.
그래서 먹었냐고? 먹었지.

씨발 교실 바닥이 나무바닥이었는데 존나 그 바닥 더럽잖아?
청소시간 전이라서 존나 더러웠단 말이야.
근데 그거 다 먹음. 그 새끼가 밟은 거까지.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다 토했다.
그 새끼들 나 토한거 보면 토도 먹으라고 할까봐 얼른 나왔다. 순발력 ㅍㅌㅊ?

전학을 가고 싶어도 우리 집안은 전학갈 형편도 못 되거니와 전학갈 구실이 없거든.
왜냐면 엄마는 나 학교생활 잘 하고 있는 줄 아니까.
하루하루 살기가 싫고 다시 태어나고 싶었어.
죽을까 생각은 여러 번 했었지만 병신같이 시도도 못해 봤어.

이제 좆같은 2학년이 끝나고 3학년이 됐다.
하, 3학년 되니까 속으로 아 이새끼들 이제 대학 준비하느라 나 많이 못팰까? 했는데
양아치 새끼들이 공부를 하겠어?
1, 2학년 때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 하진 않더라고. ㅋㅋ

아, 맞다! 일단 우리 고3 담임을 잠깐 소개해 볼께.
남자였는데 나이는 잘 모르겠다. 근데 눈으로 봐선 존나 어려보임. 20대 중후반 정도?
키 한 183 되는것같고, 얼굴 ㄱㅆㅅㅌㅊ였다.

근데 담임이 우리 반 맡자마자 하는 소리가
첨에 칠판에 존나 크게 자기 이름 세 글자 딲딲딲 쓰고 나서,
우리 반 급훈 적는 액자에다가 '놀아라' 이렇게 적었다.
애들 존나 웃고 그게 뭐에요 썜 하니까 하는 말이
고등학교 때는 놀아야한다고 놀면서 공부해도 대학 갈 놈은 간대나?
하나뿐인 학창시절을 공부 따위로 써버리지 말고
친구들과 재밌는 추억 많이 만들어라 하셨다.
씨발 갑자기 그 말 듣고 존나 서러웠다.

어쨌든 그 고3 담임은 애들한테 관심을 많이 가졌다.
담당은 체육인데 체육시간만 되면 애들 하고 싶어하는 운동,
또 운동하기 싫어서 벤치에 앉아있는 년들을 위해 지가 개발한 게임 같은 거 하고 하니까,
운동 싫어하는 애들도 존나 재밌게 했었다.

애들 모두 그 담임을 존나 좋아했고 다른 반 아이들도 우리 반 담임 정말 좋아했다.
근데 난 계속 쳐맞는 일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애들한테 상납해줄라고 엄마한테 돈 받아갈 때 그 기분아냐? 좆같다 진짜로...

고3 때도 괴롭힘은 그치지 않았고 씨발 이렇게 1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게 너무 싫었다.
내가 2년 동안 어떻게 버틴지도 의문이다.
담임한테 또 말해볼까 생각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담임이고,
난 이미 이전의 담임들에게서 2번의 배신을 느꼈기 때문에 이 담임이 날 또 배신하는건 정말 싫었다.
그래서 그냥 안 말하기로 했다.

아침이 되면 학교 가서 쳐맞고, 점심시간에 쳐맞고, 자습시간에 학교 밖으로 불려내서 쳐맞고,
저녁시간엔 돈뜯기고 쳐맞고, 집에 갈 때 쳐맞고, 이 생활의 반복이었다.

근데 어느 날 담임이 나보고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
나보고 앉으라면서 왜 학생 상담지에 있는 나의 꿈 적는 란에다가 꿈을 안썼냐 묻더라.
난 꿈이 없다고 말했지.
그러고는 되게 다정하게 OO아, 사람은 꿈을 가져야지!
선생님이 도와줄테니까 우리 같이 생각해 보자.
 이렇게 말하더라.

그렇게 날 존나 잘 대해주는데 이게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남에게 받은 호의였어.
난 존나 그 때 울컥해서 울었어, ㅋㅋ 찐따같이.
담임 썜은 존나 당황해서 OO야 왜그래? 선생님이 뭐 잘못했냐?
야, 내가 잘못한게 있다면 미안하다 사과할께 울지 말아.
 어쩔 줄을 몰라하더라.

난 울음을 그치고 차분하게 내가 2년 동안 겪은 지옥을 담임에게 낱낱히 말해주었다.
죽고 싶었고 자살하려고 생각도 해봤다고... 존나 ㅋㅋ
다 얘기하고 시계 보니까 1 시간 반 가량 말했더라.

근데 웃긴 건 그 때가 점심시간 끝날 때였는데 담임이 1 시간 반 동안 내 말을 경청했다는 거.
내 말을 도중에 끊지도 않았고 어떤 여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서
선생님 왜 수업 안오냐고 애들 다 운동장에 나가 있다고 빨리 오셔요 하고 하는거
니들끼리 놀아 한 마디 던져주고 1 시간 반 동안 내 얘기 들어줬다.

지 수업 다 재끼고 내 얘기 듣고 나서는 존나 표정이 일그러지더라.
나 그 선생님 그렇게 화난 얼굴 처음봤어 너무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거든.
그리고 담임이 나보고 A4 용지를 꺼내주면서 여기에다가 너 조금이라도 괴롭힌 애들 다 적으랜다.
씨발 이거 적어도 되는건가? 하면서 다 적음. 얼추 15명 정도 되더라, 다른 반 애들까지 합쳐서.
그러고는 담임이 나보고 수업 들어가랜다.
이제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그리고 그 다음날, 정확히 기억한다. 3교시 수학시간이었어.
우리 학교는 수학을 수준 별 수업하거든? ABC반으로 나눠서.
물론 난 C반이었지. 존나 못했으니까.

그래서 옆 반 애들이랑 수학 수업 같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담임이 들어오더라. 들어오는데 손에 뭐 들려있는지 알아?
당구칠 때 그 큐트 뒷 부분 알지? 그거 들고 들어오면서
수업하고 있는 선생님한테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볼일이 있는 애들이 있어서요.
수학썜은 존나 당황해서 아.....네... 라고 했고
담임은 목소리 깔고 김OO, 박OO, 유OO 튀어나와!라고 말하더라.

말하는 순간 그 3명 다 쫄아서 밖으로 나갔다.
일단 걔네들이랑 담임 나가자마자 수업 분위기는 개판 되었다.
수학썜은 무서워서 (여자임) 무슨 일이지? 무슨일이지? 하는데 좀 꼴렸다.

어쨌든 창문 밖 보니까 쓰레기 소각장에 아까 불려나간 애들 3명이 엎드려 있더라.
그러고는 진짜 사정 없이 패더라.
우리 수학교실이 4층이었는데 뻑! 뻑! 소리가 다 들려.
씨발 괴성도 들리고, 윽! 윽! 소리도 들리고, 담임 고함 소리도 들렸다.
옆 반 애들도 수업하다 말고 창문 넘어로 구경하고 있고 선생님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얼추 20대 떄린 걸로 기억한다.
내 기억으로는 한 대 맞고 엎어지니까 엎어진 채로 엉덩이랑 허벅지 존나 때린 걸로 기억했다.
그리고 그새끼들 꿇어앉혀 놓고 다시 4층 올라와서 몇 놈 데리고 가서 존나 패더라.
싸대기도 존나 치더라고 그렇게 3, 4 새끼 조져 놓고 다시 올라가서 3, 4명 데려와서 또 패고.
그렇게 다 데려오고 대조해보니까 딱 내가 쓴 15명이었다.

일단 그 새끼들은 거의 실신 직전이었어. 멀리서 봤는데 막 나뒹굴고 있더라고.
그리고 엠뷸런스가 오는데, ㅋㅋ 담임이 불렀더라. ㅋㅋ
그 15명 차례로 실어보내고 우리 교실로 들어오더라.

그리고는 수업 다 빼고 우리 반 애들 우리반으로 전부 모이라고 하고 이렇게 말했어.
1번부터 복도에 나가서 일렬로 쭉 엎드려! 애들 존나 패닉 상태로 나가서 엎드렸다.
합반이었는데 남자고 여자고 다 쫄아서 전부 엎드렸다.
담임이 엎드려 있는 여자 애들 존나 흘겨보더니 기집애들 빠져! 이렇게 말했어.
시발 물론 난 엎드렸지 1번부터 차례로 쳐맞는데 한 사람 당 3대씩 때렸을거야.
보통 애들 한 대 맞고 나가 떨어졌지 근데 다시 일으켜 세워서 3대 다 때리더라.

때리면서 하는 소리가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데!! 같은반!! 이라는 새끼들이!! 구경만!! 하고 있어!! 니 새끼들이 사람 새끼들이야!!
대충 이런 거였을껄?
우는 애들도 있었고 옆 반 애들은 창문 열고 구경하고 있고 선생님들 다 나와서 당황하고... (당황만함)
근데 우리 담임은 아랑 곳 않고 존나 시크하게 남자 애들 약 20명을 다 패더라.
그리고 내가 맞을 차례일 때는 나 보면서 넌 빠져있어! 이렇게 말했다.
오! 난 안맞나? 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병신같은 생각이었지.

남자 애들 3대씩 다 패고 여자 애들은 벽 보고 서있게 하고 이제 마지막으로 나 엎드리라더라. ㅋ
엎드리니까 담임이 넌 새꺄! 애들이 널 븅신같이 보니까 애들이 왕따시키는거 아냐! 한 마디 던지고 패더라.
3대쯤 맞으니까 넌 씨발놈아, 이건 잘 맞으면서 저항해 볼 생각은 안해봤어? 니가 남자야? 이 새끼야! 실제로 이렇게 말했었다.
확실히 들었다 씨발놈아라고 들었다 6, 7대쯤 맞고 내가 나동그라지니까
애들보고 야, 가방 싸서 싹 다 집으로 꺼져. 우리 반 오늘 야자 없으니까!
한 마디 날려주고 나무 큐트대 집어던지고 교무실로 가더라.

그러곤 나보곤 따라오래.
교무실로 가니까 담임이 씨발 갑자기 픽 웃으면서 아프냐? 묻더라.
난 죄송합니다만 했지. 담임이 어후! 이 븅신같은게! 하면서 내 머리 존나 쌔게 쳤다.
그러고 나 지 차에 태워서 어디로 데려갔다.

우리 집이 안산인데 안양까지 가더니 체육관에 나 데리고 들어가더라.
거기서 관장이랑 이래저래 얘기하더니 나보고 오늘부터 야자 하지 말고 여기 다니랜다.
담임이 3개월치 학원비 다 내주더라.
난 뭐 선택의 여지가 없지. 시발 하기 싫은 데도 해야지 뭐. 관장이랑 담임이랑 친구인거 같았는데.

어쨌든 담임이 애들 팬 날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권투는 안가르치고 줄넘기랑 달리기만 가르치더라. 근데 그마저도 힘들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다음날, 그 15명 중에 다섯 명 정도는 학교에 오고 10명은 입원했더라. ㅋㅋ
그 학교 온 다섯 명도 목발 짚고 오고 통기부스 하고 왔더라.

근데 존나 신기했던게, 난 우리 반 오면 어제 3대씩 맞은 애들이
아, 시발놈아! 난 너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너땜에 어제 맞았잖아? 이렇게 대할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쉬는 시간에 애들이 막 나 둘러싸고 이것 저것 다 물어봤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또 어떻게 당했는지, 여자애들도 우루루 몰려와서 힘내라고 다독여줬다.

나중에 소문 들어보니까
담임이 그 15명 새끼들 패기 전에 부모한테 전부 연락 돌려서 패도 되냐고 허락 받았었댄다.
그리고 걔네들 치료비까지 전부 물어줬다고 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
어쨌든 뭐 입원한 새끼들도 퇴원하고 처음에만 담임이랑 서먹서먹 하더니
시간 지나니까 같이 장난도 치고 재밌게 지내더라.
그리고 나는 절대 안건드리더라.

그냥 급식 때도 습관이 있어서 내가 걔네꺼 받아 주는데 뛰어와서
아, 됐어. 이제 내가 먹을게. 안갔다줘도 돼!라고 하더라. ㅋㅋ
애들 청소도 나 안시키고 지들이 하고 나를 그냥 피했다.
이제 이 생활도 끝이구나 라는 생각에 존나 행복했다.

애들이 안괴롭히니까 얘기하는 친구들 조금씩 생기더라.
그리고 체육관 계속 다니면서 권투도 많이 해봤는데
스파링할 때 상대편 한테 쳐맞는게 예전에 왕따 당할 때 쳐맞았을 때 보다 더 아프더라, 씨발.
그렇게 3개월 동안 존나 운동하고, 살도 많이 빠지고, 키도 많이 커졌더라.

운동할 때 간간히 우리 담임 체육관에 놀러와서 치킨 사주고, 피자 시켜주고, 음료수 사주고 갔다.
그리고 담임이 나랑 얘기를 많이하게 되더라.
그리곤 나보고 이제 꿈 생각해 봤냐고 하더라.
난 체육 선생님이 될꺼라고 말했지. ㅋㅋ 물론 담임처럼 되고 싶었음.

그리곤 집에 와서 검색으로 무작정 체육선생님 되는법 쳐보고 공부했다.
보니까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가야한다대? 근데 난 공부를 존나 못했거든.
그래서 재수 작정하고 고3 겨울방학 때 체대입시 학원 끊고 존나 시즌 기간 동안 운동했다.
그리고 떨어질 거 알고 내가 내년에 목표할 대학들 실기 보려고 원서 넣어서 시험도 쳤다.
재수 결심하고 재수학원 끊고 운동이랑 같이 공부했다.

씨발 수학 처음 공부하는건데 존나 어렵지만 재밌더라.
그리고 운동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살이 다 키로가더라. 그래서 지금은 179cm에 63kg임 ㅍㅌㅊ?
어쨌든 재수해서 성적 좀 되니까 지방 사범대 체육교육과 정도 갈 성적이 되더라.
그래서 거기 지원해서 붙었지.

그리고 대학 다니면서 존나 즐겁게 생활하고 나이가 돼서 군대 가고.
제대한 후, 또 즐거운 시간 보내다가 벌써 임용고시 칠 날이 다가왔네?
이번 주 토요일이다.

난 꼭 체육 선생님 될거다.
재수를 하든 삼수를 하든 6수를 하더라도 난 꼭 될거야, 씨발.
이 모든게 진짜 내가 고3 담임 안만났으면 가능했던 일이었을까?
다시 그 시절 생각해 보면 눈물이 난다. 진짜 너무 고마웠다, 그 선생님한테.
대한민국에 몇 없는 진짜 참 된 선생님이다.

요즘도 간간히 연락 주고 받고 술 한잔씩 하는데 맨날 놀리는 말이
니 고등학교 때 좆밥이었잖아, ㅋㅋㅋ 이러면서 아직도 놀린다. ㅋㅋㅋ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다.
표현은 안했지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분이다.

강세호 선생님! 진짜 감사했습니다!



*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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