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세계 제1의 발명품중 하나다. 운송수단인 자동차는 이제는 없어서는 아니 될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특히 미국에선 자동차 보유대수가 한 가정 당 한 대를 넘어 어느 가정에선 세 대 네 대씩 가족숫자대로 자동차를 보유한 가정도 있다. 한국산 자동차도 미국에선 눈에 띄게 늘어 현대와 기아차들이 길을 누빈다.

그런데 문제는 일상의 수단이 되어야 할 자동차가 본연의 사용가치를 넘어 목적이 되어가는 모순에 있다. 자동차는 삶을 이어가게 하는 운송수단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소유주의 삶에 목적으로 변화 될 때 삶은 피폐해지게 된다. 그리고 자동차는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주인의 격에 맞게 타야 모양세도 보기 좋다.

지난 5월21일 한국 모 대학에선 ‘부의 무죄를 주장하다’란 표어로 기독학생들의 물질관을 다룬 대학생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대형 세단을 상징하는 특정 브랜드명을 담아 ‘목사는 에쿠스를 타도 되는가?’란 제목으로 개최됐다. 얼마 전 기사로 나온 미국시장의 에쿠스 판매가는 6만1,500달러였다. 옵션이 첨가될 수 있다.

옵션이 더 붙으면 가격은 7-8만 달러까지 나가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어느 교회 원로목사는 3억(30만달러)이나 나가는 벤틀리를 몰고 다녀 세간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에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목사는 벤츠(대형세단)를 타도 되는가?’ 벤츠는 다양하다.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있다. 답은, 타도 된다.

그러나, 목사라면 안타고 다니는 것이 더 덕스럽지 않을까! 10년도 넘었다. 한인수퍼마켓에서 경품을 걸었는데 1등이 벤츠였다. 공교롭게도 1등 당첨에 한인 목사가 됐다. 그는 당첨 후 벤츠를 타고 다니면서 경품에서 탄 차라고 물어보지도 않는데도 부연설명을 하곤 했다. 어쩔 수 없이 타고 다닌다는 변명처럼 들렸다.

10만 달러가 넘는 까만 세단의 벤츠를 타고 다니는 목사. 또 은퇴기념으로 교회에서 10만 달러가 넘는 벤츠를 선물로 받았다는 목사. 능력이다. “내가 무슨 차를 타고 다니던 당신들이 무슨 상관인가!”라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민 와 고생고생하며 벌은 돈을 교회에 헌금으로 내는 교인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한 술 더 떠 요즘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는 운전수까지 두고 대형세단을 타고 다닌다 한다. 나귀를 타고 다녔던 예수의 정신을 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까가 의문이다. 예수가 지금 오신다면 대형세단을 타고 다니는 목사에게 무슨 말을 건넬까. 그래도 미국에선 아직도 운전수 둔 목사들은 볼 수 없어 다행이다. 

‘목사는 에쿠스를 타도 되는가?’란 발제의 학생은 ‘타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유 중 하나는 “목사들의 넘치는 부(富)는 성도들이 공감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누군가에게 깊은 신앙적 상처를 줄 수도 있다”며 “대형 세단을 타는 것이 한 영혼을 실족케 할 가능성이 있다면 목회자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며 “부하고 강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는 일이 반복되는 경제적 사회구조악 속에서 부유한 목회자들이 그들과 다름없는 대접을 받고 부를 누리는 것은 은연중에 세상의 죄(사회구조악)를 지지하는, 사실상 구조악을 위해 일하는 것이며 사회의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일”이라 강조했다. 뉴욕엔 벤을 몰고 다니는 목사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목사가 초라해 보인다고도 한다. 차라리 그들이 더 낫지 않을까.

목사는 벤츠를 타도 되는가? 타도 된다. 부는 무죄기 때문이다. 허나 한 영혼이라도 실족시키지 않으려는 하나님의 청지기라면 고려해 봐야 한다. 자동차. 생의 수단이지 목적은 될 수 없다. 목회자가 벤츠를 몰건 벤틀리를 몰 건 자유다. 하지만 그 자유가 경제적 사회구조악을 더 가중시키는 일이라면 삼가야 바른길 아니던가.

<김명욱 칼럼>에서 모셔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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