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1 11:53
총장 이야기/아버지날에...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으로,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우리 집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아버지는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 보내셨다. 그러나 대구 중학을 다니면서 공부하기 싫었던 나는 1학년 8반 68명 중 68등이라는 성적으로 결국 꼴찌를 했다. 어린 마음에도 부끄러운 성적표 가지고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에서 68등을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으셨기 때문에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시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 간 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했더냐?"라고 물어보셨다. "앞으로 더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베.“ “자네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고 계셨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힐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울컥하는 마음으로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내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죄드리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 말을 시작하려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고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 前 경북대 총장 박찬석님 회고 중 -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55 | ** 매듭 ** | 김승훈(41) | 2022.11.03 | 0 |
1654 | ** 유럽 역사 & 일본의 역사 한번에 다보기 ** | 김승훈(41) | 2023.04.10 | 1 |
1653 | ** 대박 계란찜 ** | 김승훈(41) | 2024.07.03 | 1 |
1652 | ** 프렌치 토스트 & 오뚜기 카레 ** | 김승훈(41) | 2022.03.27 | 2 |
1651 | ** 강아지 그리기 ** | 김승훈(41) | 2024.07.01 | 2 |
1650 | ** Panasonik HDC-SDX1 FullHD ** | 김승훈(41) | 2022.07.24 | 4 |
1649 | ** 모니카 제이 ** | 김승훈(41) | 2022.01.22 | 5 |
1648 | ** 색소폰 운지법 ** | 김승훈(41) | 2022.02.16 | 5 |
1647 | **김치밥 된장찌게 ** | 김승훈(41) | 2022.04.01 | 5 |
1646 | ** 떡국 끓이는 법 ** | 김승훈(41) | 2022.12.31 | 5 |
1645 | ** 샐러드 도시락 & 깻잎맛살전 ** | 김승훈(41) | 2023.01.19 | 5 |
1644 | ** 시력회복 운동법 ** | 김승훈(41) | 2023.02.24 | 5 |
1643 | ** 커피찌꺼기 활용 꿀팁 10가지 ** | 김승훈(41) | 2023.05.16 | 5 |
1642 | ** 사랑없인 난 못살아요 ** | 김승훈(41) | 2022.03.23 | 6 |
1641 | ** mouse trap ** | 김승훈(41) | 2022.03.26 | 6 |
1640 | ** 스마트폰 기능 10가지 ** | 김승훈(41) | 2022.12.06 | 6 |
1639 | ** 會者定離去者必返(회자정리거자필반) ** | 김승훈(41) | 2024.06.29 | 6 |
1638 | ** 전립선에 좋은 음식 & 수제비 ** | 김승훈(41) | 2021.10.12 | 7 |
1637 | ** 롤렉스 ** | 김승훈(41) | 2022.02.13 | 7 |
1636 | ** 압의 역습 ** | 김승훈(41) | 2022.08.24 | 7 |